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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최근생긴 9홀골프장,"회원제골프장 못지않아요"
작금의 골프장 추세를 잘 모르는 골퍼들은 최근 조성된 9홀 골프장의 진가를 잘 모르는 것 같다. '웨지를 주로 사용하다 드라이버를 한두 번쯤 사용하겠지'라고 생각했다간 큰 오산이다. 무궁무진한 디자인과 발상의 전환으로 정규 골프장을 뺨칠 정도로 진화했다.
# 부산 강서구 지사동 '하이스트CC'
- 부산 최초·유일 9홀 골프장
- 보기플레이어 기준 난이도 설정
- 그린, 부산 근교 골프장 중 가장 난해
- 알칼리성 천연암반수 사우나 물 좋아
하이스트CC에서 가장 긴(챔피언티 560m) 핸디캡1, 내리막 좌 도그레그형인 4번 홀 전경.
골프의 제왕 잭 니클라우스는 좋은 골프장을 이렇게 정의했다. "라운드를 마친 뒤 '아주 좋았어'라는 소감 대신 '내일은 다른 방법으로 재도전해봐야지'라는 멘트가 나오는 곳이 좋은 골프장이지요."
부산 강서구 지사동 지사과학단지 인근에 있는 부산 유일의 퍼블릭 9홀 골프장인 하이스트CC의 오너인 박정오 삼정기업 회장은 "골프장 조성 당시 잭 니클라우스의 경험담을 모토로 삼았다"며 "9홀 퍼블릭 골프장이지만 보기 플레이어 수준 정도의 중급자에게 적합하도록 난이도를 조정했다"고 말했다. 9홀 골프장이라 만만하게 보고 '초보자 머리 올리기에 좋겠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2008년 11월 문을 연 하이스트CC는 자연 지형을 그대로 활용해 생각보다 까다롭다. 페어웨이의 경우 티잉그라운드에서 볼 때 한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언듈레이션이 심하다. 상대적으로 좁은 페어웨이는 좌 또는 우측으로 경사져 있어 티 샷이 잘 맞아도 스탠스 잡기가 여간 쉽지 않다.
정규 골프장에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파3(145m) 6번 홀도 아름다운 홀 중의 하나이다.
그린은 부산 근교의 정규 골프장을 포함해도 난이도 면에서 최상급에 꼽혀 3퍼팅은 기본이다. 해서, 그린 때문에 찾는 골퍼들이 적지 않다. 우선 그린이 아주 크다. 여기에 2단 그린은 기본인데다 스피드까지 무척 빨라 대충 굴렸다가는 큰코다친다. 착시 현상과 크고 작은 동네 라인까지 고려한다면 프로들도 결코 만만하게 여기지 못할 정도로 까다롭다. 일부 홀은 샷이 짧거나 내리막 퍼팅 때 힘 조절이 안 되면 흘러내리도록 만든 소위 혓바닥 그린이다. 9홀의 단점인 전장이 짧은 점을 보완하기 위해 샷의 정교함을 요구하면서 그린에 핸디캡까지 부여한 것이다. 하이스트에서 가장 긴 핸디캡1, 파5, 내리막 좌 도그레그 4번 홀(챔피언티 560m)과 주변 풍광이 빼어난 핸디캡3, 파3, 6번 홀(챔피언티 180m)도 2단 그린에 굴곡이 심해 퍼팅할 때 특히 유의해야 한다.
하이스트의 9홀 전장은 2824m. 전반 9홀은 두 번째로 긴 화이트티(2657m)를, 후반 9홀은 챔피언티인 블루티(2824m)를 사용한다. 1번 홀에 앞서 가볍게 몸을 푸는 110m 안팎의 짧은 홀도 하나 있다.
KPGA 프로인 변기덕 대표는 "오르막, 내리막 홀이 번갈아 나타나면서 페어웨이의 업다운이 아주 심해 티 샷이 잘 맞아도 스탠스가 어렵게 나올 수 있어 정규 골프장에서 자신의 스코어보다 통상 3~4개쯤 더 나온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매 홀 핸디캡이 숨어 있어 공략법도 달리해야 한다. 한 예로 핸디캡2, 파4, 3번 홀(챔피언티 307m)은 티 샷을 특히 유의해야 하는 홀. 런 포함 240m 지점에 해저드가 숨어 있어 3번 내지 5번 우드를 잡아야 한다. 비스듬히 앞뒤로 위치한 그린 또한 까다로워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하이스트는 2년 전부터 부·울·경 지역 퍼블릭 골프장으로 드물게 부산외대와 창원전문대 골프 전공 및 프로 준비 학생 선수들에게 그린피의 반값으로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영업장인 점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결정이다.
하이스트는 또 온천수 못지않게 사우나의 물이 아주 좋다. 지하 300m에서 용출되는 알칼리성 천연암반수여서 비누가 필요 없을 정도로 미끄럽다. 흔히 물 좋다는 거창 가조온천이나 순천 낙안온천에 비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그래서 사우나를 위해 골프장을 찾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2011년 4월 14일자 국제신문 이흥곤 기자